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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정보

유키에가

by inhyuk9501 2021.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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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쑥스러운 표정으로 다카유키와 도시아키를 보았다. "의외로 그럴지도 모르지." 도시아키가 중얼거렸다. "도모미는 행동파, 유키에는 얌전하다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어쩌면 도모미 쪽이 오히려 마음이 약했는지도 모르겠어. 발레만 해서 세상 물정도 전혀 모르고 말이야." "도모미는 겁이 많았어. 말 그대로 겁쟁이였지." 잔을 바꾸러 온 아쓰코가 오가는 대화를 들었는지 도시아키의 말을 거들었다. "어렸을 때는 어두운 데서 자는 것을 싫어했고, 외출을 하면 내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았어." "말광량이라서 기가 센 것처럼 보였던 것뿐이야. 놀이공원에 가면 청룡열차를 엄청 좋아하고 그러니까." 그래. 그랬지, 라며 아쓰코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래서 운전을 시작했을 때는 몹시 걱정스러웠어. 속력을 너무 내면 어쩌나 하고 말이야. ....그랫더니 역시나...." 그녀는 사고의 기억이 떠올라 목이 메는 것 같았다. "이봐, 여보." 아쓰코가 또 죽은 딸 얘기로 분위기를 침울하게 만들까 봐 걱정이 됐는지 노부히코가 나무라듯이 그녀를 불렀다. "네, 알아요. 미안해요." 아쓰코는 힘겨운 표정으로 입을 다물더니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런데 그런 그녀를 게이코가 막았다. "도모미 말이에요. 운전에는 충분히 주의를 기울였을 거라고 생각해요." 게이코의 말투가 바늘로 찌르는 듯 날카로웠다. 포커를 치던 사람들은 물론 노부히코와 기도 노부오까지 그녀를 주목했다. 침묵 가운데서 그녀가 말을 이었다. "과속을 하는 일은 절대 없었을 거에요. 전에 그런 사고를 겪은 적이 있어서 그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뼈저리게 느꼈을 테니까요." "그래서 어쨌다는 말이지?" 도시아키가 테이블에 놓인 카드로 눈길을 떨어뜨린 채 말했다. "아무리 그래 봐야 도모미가 사고를 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또한," 그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시 이었다. "그 사고 때문에 죽었다는 사실도." "그래서," 게이코가 전원에게 일일이 눈길을 준 다음 감정을 억누른 목소리로 말했다. "전 그 사고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납득할 수 없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거든요." 그녀의 말에 모두가 마른침을 삼키며 다른 사람들의 표정을 살폈다. 다카유키도 마찬가지였다. 분명한 것은 그녀가 엉뚱한 말을 꺼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이 중에는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이 언제가 됐든, 누군가에 의해 제기될 문제였다. "그럼 게이코 씨는 어떤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는거죠?" 사람들을 대표하는 심정으로 다카유키가 물었다. 도모미의 죽음에 대해서는 그 자신도 몇 가지 의문을 품고 있었다. 단순한 사고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전 도모미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다고 생각합니다." 게이코는 긴장한 얼굴로 단숨에 핵심을 찔렀다. 그녀의 기백에 압도당한 듯 모두가 일순 침묵했다. 끝내 이 말이 나왔군. 하는 분위기였다. 모두가 마음에 품고는 있었지만 지금까지 아무도 입 밖에 낸 적 없는 말이었던것이다. "살해당했.....다고?" 맨 먼저 입을 연 사람은 도시아키였다. "대체 무슨 근거로 그렇게 단언할 수 있지?" "그야 여러 가지죠." 게이코의 목소리는 상당히 자신감에 차 있었다. "동기에 대해서는 저도 아직 확실하게 알지 못해요. 그러나 도모미가 누군가에게 상해당한 것만은 틀림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유키에가 무거워진 분위기를 어떻게든 해 보려는 듯 입을 열었다. "사고에 대해서는 경찰도 여러 가지 조사하지 않았나요? 그 결과 사고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결론 내린 거고요." "경찰에서 뭘 어디까지 조사했는지도 의문이에요. 그들이 일을 얼마나 대충대충 해치우는지 아는 사람에게 들은 적이 있거든요." "아니지, 그건 지나친 생각이야." 어떻게든 이 화제를 피해보려고 했던 노부히코가 이쪽을 향해 돌아앉으며 말했다. 얘기가 이렇게까지 진전되었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 사고는 우리에게도 상당한 충격이었어. 의심할 수 있는 것은 다 의심해 봤지. 자동차에 결함이 있지는 않았는지, 위험하게 주행하는 차를 피하려다 핸들을 잘못 꺾은 것은 아닌지 말이야.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네." 하지만 게이코는 전혀 수긍하지 않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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