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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정보

아버님,

by inhyuk9501 2021.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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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도모미가 살해당했다고 말씀드리는 거예요. 자동차 결함과는 아무 관계 없어요." "내 말을 좀 들어봐." 노부히코는 게이코의 흥분을 가라앉히려는 듯 손바닥을 펴 보였다. "자동차에 결함이 없었다는 건 손댄 흔적, 그러니까 뭔가 이상한 장치를 한 흔적도 없다는 뜻이야. 또, 목격자가 있었으니 옆 차가 위험한 짓을 하지 않았다는 것도 분명하고, 목격자는 도모미의 차가 속력을 늦추지 않은 채 그대로 가드레일을 들이 받았다고 했어. 그 증언을 뒷받침하듯이 현장에는 브레이크 자국이 없었고 말이야." "그래서 경찰은 졸음운전일 거라고...... 그 가능성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아쓰코가 말하면서 앞치마 끝을 두 손으로 부여잡았다. "그 무렵에 그녀가 몹시 피곤했거든요." 다카유키는 사고가 자기 탓이라는 것을 재확인하듯 말했다. "커브가 이어지는 산길을 달리는데 아무리 피곤하다고 해도 졸았을 리는 없죠." 게이코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오히려 긴장하지 앉았을까요?" "그어야 모르지." 도시아키가 말을 받았다. "계속 긴장하다 보면 신경이 지칠 수도 있잖아. 나도 러시아 위에 운전하다가 나도 모르게 졸았던 적이 있으니까." "도모미가 지난번 사고를 일으킨 후로 얼마나 조심했는지 모르시는 건가요?" 게이코가 발끈한 목소리로 물었다. "사고는 정말 싫다. 앞으로는 절대 차를 타지 않겠다. 그렇게까지 말했다고요. 대개는 아무리 반성해도 그 마음이 얼마못 가지만 그녀는 달랐어요. 그건 여기 있는 여러분이 더 잘 아시잖아요. "그래, 알지. 내가 제일 잘 알지." 아쓰코가 말했다. "그런데도 차를 타게 된 건 꼭 필요해서였어. 운전을 하지 않으면 다카유키 씨에게 폐를 끼치게 된다고 말이지. 그래도 속으로는 무척 겁이 났을 거야." 그녀의 말은 모두가 아니라 다카유키 한 사람을 향한 듯했다. "도모미가 예전과 다르게 운전했다는 건 나도 잘 알아. 몇번 도모미 차를 탄 적이 있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상황은 명백한 졸음운전이었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어. 그걸 어떻게 설명할 텐가." 노부히코가 다그치는 듯한 눈빛으로 게이코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대답했다. "수면제죠." "뭐라고?" "수면제요. 누군가 도모미에게 수면제를 먹인 게 틀림없어요." "어떻게 먹였다는 거지?" 노부히코는 끈질기게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게이코를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보았다. "도모미가 복용하는 약에 섞든지 바꿔 놓으면 되죠. 간단해요." 그때, 지금까지 방관으로 일관했던 기도 노부오가 "수면제를 먹게 하는거야 가능하지만 그건 상당히 불확실한 방법인데요." 라며 끼어들었다. "수면제의 효과는 개인차가 있어서 말이죠. 언제 그 효과가 나타날지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도모미 씨는 신중한 성격이었던 만큼 졸음이 왔을 때 운전을 잠시 중단하고 잠을 잤을 겁니다. 효과가 극적인 약이라면 운전을 하기도 전에 잠이 들었을 수도 있고요." 기도는 그 문제에 관해서는 자신이 전문가라는 듯 코를 벌렁거리며 말하더니 뭐라고 대꾸해 주기를 바라는 표정으로 유키에를 보았다. 그러나 유키에는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지금 기도 씨가 한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다카유키가 게이코에게 물었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그토록 머리가 잘 돌아가는 여자이니 이 정도 지적을 반박하지 못하고 당황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역시 게이코는 다카유키의 예상대로 기도의 말을 가볍게 반박했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후 이렇게 말한 것이다. "미필적 고의라고 생각할 수 있죠."즉, 범인은 계획이 성공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던거에요. 도모미는 이미 약을 먹었지만 범행이 발각될 일은 없으니 다음 기회를 노리면 되는 거죠. 만일 범인이 노리는 바대로 죽어 주면 행운이고, 범인의 심리는 그렇지 않았을까요." "아하, 듣고 보니 그렇군. 작가라서 그런지 과연 깊이가 달라." 기도가 당사자와는 다소 거리가 먼 입장이라 부담감이 없어서인지 감탄스럽다는 듯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쓴 약이라도 삼킨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유키에가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듯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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