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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정보

"211"

by inhyuk9501 2022.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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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도시아키가 소파에서 일어나더니 기도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 "유키에도 너무 오래 기장한 탓에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졌을 거야. 그럴 때 몰래 숨어 들어가서 위로하고 기운을 복돋아 주는 척하면서 그녀를 덮치려다가 결정적인 대목에서 유키에가 벌버둥 치니까 충동적으로 그랬을 가능성도 있지 않겠나?" 기도가 푸르르 고개를 떨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내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한단 말입니까. 무슨 증거라도 있습니까?" "증거?" 도시아키가 걸음을 멈추고 진 쪽을 돌아보았다. "증거 있나?" "없는데, 그런 건." 진은 도시아키를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보며 히죽거렸다.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했을 뿐이라고, 난. 그리고 증거가 없다고 해서 그 가능성을 배제할 필요까지는 없잖아." "그게 정상적인 생각이라고 할 수 있냔 말이야." 기도는 다소 겁에 질린 눈빛으로 진을 쏘아보더니 도시아키에게 호소했다. "상싱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이런 상황에서 그런 흑심을 품을 수 있는지." "하반신은 상황을 고려하면서 움직이는 법이 없지. 그래서 남자가 고생을 하는 거 아니겠어." 도시아키가 뭐라고 대답하기 전에 진이 그렇게 농담을 던졌다. 기도가 또다시 진을 노려보았다. 이번에는 그의 눈에 명확한 증오의 빛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도 꾹 참아 넘기듯 침을 삼키고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도시아키 씨 말대로 도모미 씨의 죽음에 대해 철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는 편이 논리적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자네는 무슨 생각이 있는 거야?" 도시아키가 물었다. "생각이랄 건 없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오간 얘기를 한 걸음 진전시켜 보면, 도모미 씨와 유키에 씨를 살해한 범인이 동일인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군요. 유키에 씨가 도모미 씨의 죽음의 진상을 알고 있었고. 그 내용을 일기에 섰다고 가정해 보죠. 그걸 눈치챈 범인이 그녀를 죽이는 동시에 일기를 찢어서 없앴다. 어떻습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앞뒤가 맞지 않나요? 다카유키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기도의 추리는 즉흥적으로 한 말치고는 앞뒤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그렇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어." 도시아키도 동감인 듯했다. 기도는 안도하는 표정을 보였다. "그러나 자네의 추리를 존중한다면 적어도 모리사키가의 세 사람은 용의 선상에서 제외해도 되겠군. 도모미의 친족이니까 말이야." 도시아키가 말했다. "다카유키 씨도 그렇지." 아쓰코가 불쑥 그렇게 말했다. "다카유키 씨는 우리 가족이나 다름없는 사람이니까." "호오. 그러면 용의자가 세 사람으로 좁혀진 셈이군. 당신과 당신, 그리고 당신." 진이 총구로 게이코와 시모조 레이코, 기도를 차례차례 가리켰다. "아니죠. 나 역시 포함될 겁니다." 다카유키가 자신의 자슴을 엄지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가족이나 다름없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혈연은 아니니까요." "오케이, 그럼 용의자는 네 명."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진이 신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죠. 잠시만요. 도모미 씨와 거의 관련이 없는 사람은 제외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가령 시모조 씨나 나 같은 사람 말입니다. 그렇죠? 하듯이 기도는 시모조 레이코에게 동의를 구했다. 그러나 레이코는 태연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런 식으로 안이하게 제외해서는 안 되죠. 겉으로는 관련이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뭔가 내밀한 관계가 있었을지도 모르잖아요." 보란 듯이 거부당하자 기도는 발끈했다. "내게는 도모미 씨를 죽일만 한 동기가 없단 말입니다." "자기 입으로 동기가 있다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진이 야유조로 그렇게 말하자 기도는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아니야. 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네." 노부히코가 고개를 저었다. "설령..... 설령 도모미의 죽음에 미심쩍은 점이 있다고 해도 말이야, 여기 있는 누군가에게 무슨 동기가 있다는 말인가." 그가 제기한 의문은 합당했다. 그 순간 토론이 끊기는 듯했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과감하게 발언해도 괜찮겠죠?" 기도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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