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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정보

"215"

by inhyuk9501 2022.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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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게 무슨 그런 말을 하나." 도시아키가 그 말을 받았다. "그렇죠? 그렇다면......" 기도가 게이코를 핥듯이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죠. 이 가운데 도모미 씨를 살해할 만한 동기가 있는 유일한 사람은 당신이에요." "내가요?" 게이코가 눈을 부릅뜨면서 눈썹을 찡그렸다. "설마 그녀가....." 다카유키가 의문을 제기했다. "게이코 씨는 도모미 씨의 죽음에 의문을 던진 사람이에요. 범인이라면 그럴 리 없죠." "미안하지만 다카유키 씨, 그러니까 당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겁니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까지 다 계산하고서 본인 입으로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다고요." "아무리 그래도....." "괜찮아요, 다카유키 씨." 게이코가 그의 말을 제지하더니 가슴을 약간 펴면서 기도를 보았다. "좋아요. 계속해 보세요." 기도가 헛기침을 했다. "유키에 씨에게 들은 적이 있는데, 당신이 도모미 씨에 관한 소설을 썼다던데요.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편집부원들 사이에서는 꽤 평판이 좋다고 말입니다." 지금까지 의연하게 대처하던 게이코의 안색이 싹 바뀌었다. 허를 찔려 당황하는 표정이었다. 다카유키도 놀랐다. 그런 얘기는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말인가요?" 다카유키가 묻자 게이코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으로서는 기뻤겠죠." 기도가 말을 이었다. "작가로서 데뷔를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요즘 들어 제대로 된 작품을 통 쓰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이쯤에서 히트작을 내놓으면 앞으로의 인생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어요? "그래서, 그래서 어쨌다는 건가?" 노부히코가 답답하다는 듯이 다그쳤다. "그런데 그녀가 예상치 못했던 일이 생긴 겁니다. 거의 출판을 앞둔 단계에서 도모미 씨가 출판을 보류해 달라고 한 거죠." "출판을 보류해 달라고, 왜 그랬을까?" "그건 자신의 과거를 읽을거리로 만들고 싶지 않아서였을겁니다. 게다가 도모미 씨는 결혼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로 시끄러워질까 봐 우려했겠죠. 게이코 씨는 매우 당황했을 겁니다. 기사회생의 히트작이 될 수도 있는 원고를 출판할 수 없게 되었으니까요. 그래서 생각다 못해...." "어이가 없군요." 기도가 얘기를 끝내기 전에 아쓰코가 말을 던졌다. "그만한 일로 게이코가 도모미를, 그렇게 오래 알고 지낸 친구를 죽일 리 없어요. 두 사람 사이가 얼마나 좋았는지 모르니까 그런 얼토당토않는 말을 할 수 있는 거예요." "말씀하시는 뜻은 알겠습니다만, 그런 감정론은 배제하기로 하지 않았나요?" "감정론을 배제해도 아무 상관 없어요." 게이코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 소설을 출판하지 않기로 결정했어요. 내가 범인이라면 도모미가 죽었으니 벌써 출판하지 않았을까요?" "그건 알 수 없죠. 출판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고." 기도의 말에 게이코는 분노라기보다 어처구니없다는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그러고는 몇 번이나 고개를 저은 후 내밭듯 말했다. "정말 어리석은 사람이군요. 당신은 아무것도 몰라. 핵심을 전혀 보지 못하는 얼간이라고." 기도의 얼굴이 뻘게졌다. "내가 전혀 보지 못한다고?" "내 말 못들었어요? 전혀요. 그렇게 유키에 씨를 따라다녔으면서 말이죠." 그렇게 말한 그녀가 갑자기 아차 하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다물었다. "무슨 뜻이지?" 도시아키가 물었다. "유키에가 어쨌다는 거야?"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잖아. 아까부터 거슬렸는데 너, 뭔가 숨기고 있는 거지? 상황이 이러니 분명하게 얘기해 보라고." 도시아키뿐만 아니라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었다. 게이코는 고개를 숙인 채 잠시 망설이더니 마침내 마음을 굳힌 듯 고개를 들었다. "알겠어요. 말씀드리죠." 숨을 고르는 듯 게이코의 가슴이 두세 번 오르내렸다. "사실 제가 이번에 이곳에 온 것은 어떤 목적이 있어서였어요. 그건 도모미의 죽음에 관한 의혹을 푸는 것이었죠. 전 그녀가 살해당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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