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6 "142" 그들이 다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고 나서 진은 노부히코와 도시아키에게 총구를 겨눴다. "자, 당신들도 같이 간다. 여자들 목숨이 아까우면 하라는 대로 해." 다카유키는 다시 현관으로 가서 문을 열었다. 뒤에 노부히코와 도시아키, 진이 따라와서 섰다. "들어오시죠." 다카유키가 말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경찰은 모자의 챙을 잡고 머리를 숙였다. 남자가 네 명이나 현관으로 나온 것에 아무런 의심도 품지 않는 것 같았다. 라운지로 들어간 경찰은 거기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란 듯했다. "지금 묵고 있는 사람이 당신들뿐입니까?" 남자 네 명을 힐금거리면서 경찰이 물었다. "아니요, 제 아내도 있습니다. 지금 자기 방에 있어요." 다카유키 뒤에서 그렇게 말한 사람은 진이었다. 목소리와 말투가 조금.. 2021. 12. 28. "138" "굳이 듣고 싶다면 다른 기회에 너 혼자서 듣거라, 난 듣고 싶지 않다." "뭐야, 벌써 끝난 거야?" 머리 위에서 진이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분위기가 겨우 무르익었는데 말이야. 나는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데 이대로 끝내도 좋은 건가, 어?" "멋대로들 마음껏 상상하라고." 노부히코가 목소리를 쥐어 짜내듯이 말했다. 다카유키는 지금 이렇게 의견을 나누는 동안에는 신기하게도 모두들 자신이 인질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도모미의 죽음에 관심이 많다는 뜻일 것이다. 어색한 침묵이 좌중을 지배했다. 소리 내기가 꺼려질 정도였다. 그런 와중에도 다카유키는 도모미의 필 케이스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사고 소식을 듣고 다카유키는 관할 경찰서로 달려갔다. 도모미의 시신은 이미 입관된 상.. 2021. 12. 28. "134" 그러나 이런 상황을 이용해서라도 진실을 밝히려는 게이코의 태도는 그녀의 진지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어 다카유키는 왠지 그녀에게 압도당하는 기분이었다. "너 말이야, 어젯밤부터 자꾸 그런 소리를 하는데." 아까부터 체스를 멈추고 얘기를 듣고 있던 도시아키가 의자를 움직여 게이코 쪽을 향했다. "그 확고한 자신감이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건지 어디 한번 들어 보자." 게이코는 심호흡을 한 번 한 후 입을 열었다. "필 케이스에요." "필 케이스, 약통 말이야?" "네, 도모미는 펜던트형 필 케이스를 갖고 있었어요. 제게도 보여 준 적이 있었는데, 안에 하얀 캡슐이 두 개 들어 있더군요. 무슨 약이냐고 물었더니 진통제라고 했어요. 생리통이 심해서 의사가 특별히 조제해 줬다고 하더군요." "그 약이라면 제가 잘 압.. 2021. 12. 28. "130" 그러나 이내 그 야비한 미소를 되찾더니 총구로 자신의 볼을 긁었다. "우리가 뭘 노리는지는 둘째 치고, 당신들 역시 딸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고 얼굴에 쓰여 있는데, 뭘. 관계자가 여기 다 모였잖아. 그건 뭔가를 분명히 하자는 목적이 있어서 아니겠어.? 진의 말이 끝나자 노부히코는 고개를 한 번 젓고는 아내의 얼굴로 시선을 옮겼다. 다카유키의 눈에는 그가 아쓰코의 손을 더욱더 힘주어 잡는 것처럼 보였다. "뭐라고 말을 좀 해 봐, 어?" 진이 위에서 고함을 질렀지만 노부히코는 입을 열 뜻이 없는 듯했다. 다른 사람들도 그를 주목했지만 그가 반을을 보이지 않자 이내 원래 자세로 돌아갔다. "한심한 사람이로군." 진이 혀를 끌끌 찼다. 지금까지보다 한층 무거운 침묵이 이어질 듯한 예감이 들었다. 신.. 2021. 12. 27.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