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요?" "애덤스, 새로 온 네 후배 말이야." "에드먼즈요?" "그래, 에드먼즈."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에드먼즈!" 시몬스가 혼잡한 방에 대고 외쳤다. "너 요새 에드먼즈랑 같이 다니나 봐?" 울프가 질투를 숨기지 못하고 조용히 물었다. 백스터가 미소를 지었다. "어린애 돌보기하고 있는 거죠, 뭐." 그녀가 속삭였다. "에드먼즈는 전에 재산범죄수사팀 있다 와서 시체도 몇 번 못 봤대요. 나중에 울지도 몰라요." 스물다섯쯤 돼 보이는 비쩍 마른 청년이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나왔다. 불그스름한 금발이 헝클어지기는 했지만 옷차림은 비교적 말끔했다. 그는 당장 메모를 할 기세로 수첩을 펼쳐 들고 시몬스 경감을 향해 웃었다. "과학수사팀은 머래?" 시몬스가 물었다. 에드먼즈가 수첩을 몇 장 앞으로 넘겼다. "현재까지는 집 안에서 피 한방울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여섯 개 부위가 각각 다른 피해자의 신체이며, 쇠톱 같은 도구로 대충 절단했다는 사실은 확인해주었습니다" "이미 아는 사실 말고 다른 말은 못 들었나?" 시몬스가 차갑게 말했다. "아 있습니다. 피부에 혈흔이 보이지 않고, 절단 부위 주변의 혈관이 수축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몬스가 인상을 쓰고 시계를 보았다. "...사후경직이 일어난 후에 절단한 것이 분명합니다." 에드먼즈가 스스로 기특하다는 표정으로 마무리했다. "굉장한 사실을 알아냈군, 에드먼즈." 시몬스가 빈정 거렸다. 에드먼즈의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울프도 시몬스와 눈이 맞추고 피식 웃었다. 그도 예전에 비슷한 구박을 받은 적이 있었다. 전부 수련 과정의 일부였다. "제가 드린 말씀은 팔과 다리의 주인이 팔다리의 절단 당시 분명히 사망한 상태였다는 뜻이었습니다. 부검실로 시신을 옮긴 뒤에는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에드먼즈가 얼굴을 붉히며 작게 말했다. 울프는 문득 어두운 창문에 시선의 앞모습이 비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러고 보니 아직 앞모습을 보지 못했다는 생각에 그가 시신의 앞쪽으로 돌아갔다. "백스터, 자네는 뭐 없나?" 시몬스 경감이 물었다. "많지는 않습니다. 이 집의 현관문 열쇠 구멍이 약간 손상되었어요. 도구로 쑤셔서 문을 열었다는 뜻이겠죠. 부하들 보고 이웃 주민들에게 질문을 하라고 시켰는데, 어떤 장면을 목격했거나 소리를 들은 사람은 아직 없다고 합니다. 아, 전기가 나간 건 아니었습니다. 범인이 집 안의 전구를 다 빼 버린 거예요. 피해자....들 위에 있는 전구 하나만 남기고요. 꼭 무대 조명처럼 말이죠." "폭스는 어때? 짚이는 거 없어, 폭스?" 울프는 시신의 여섯 조각 중 피부가 검은 얼굴 부분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이런, 내 얘기가 지루한가?" "아닙니다. 추리를 좀 해보느라고요. 오늘 같이 더운 날씨에 악취는 이제야 겨우 풍기기 시작했습니다. 피해자 여섯 명을 다 어젯밤에 죽였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그러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보다는 며칠에 걸쳐 살인을 하고 시체를 냉동 보관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동감이야. 냉동 창고나 산업용 냉장고가 있을 만한 슈퍼마켓, 레스토랑에 침입 사건이 있는지 알아보라고 지시하지." 시몬스가 말했다. "드릴 소리를 들은 이웃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울프가 제안했다. "드릴 소리는 흔하지 않나요?" 에드먼즈가 불쑥 반론을 제기했지만, 세 사람의 눈총을 받고 입을 다물었다. 울프가 말을 계속했다. "이게 범인이 계획한 걸작이라면, 놈은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시신이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를 했을 겁니다. 저 갈고리는 천장의 철골 부분에 드릴로 박은 거예요. 누군가는 드릴 소리를 들었어야 합니다." 시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백스터, 가서 지시 내리고 와." "그런데, 경감님, 잠깐 저 좀 보시죠?" 백스터와 에드먼즈가 나간 후 울프가 시몬스를 불렀다. 울프는 일회용 장갑을 낀 손으로 섬뜩한 시체의 얼굴을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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