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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정보

"253"

by inhyuk9501 2022.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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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구의 표정에서 도시아키의 추측이 빗나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군." 노부히코가 한숨을 쉬었다. "은행 내부에 공범이 있었어." 진은 혀를 끌끌 차면서 '그렇게 당황하는 꼴을 보이다니' 하는 눈초리로 다구를 노려보았다. 다구는 그 눈빛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열심 고개를 끄덕였다. "뭐, 어때. 은행 관계자가 어디 한두 명인가. 요컨대 당신네 들에게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그만인 거지." "후지라는 건 당연히 가짜 이름이겠군." 노부히코가 묻자 진은 낄낄거리며 몸을 뒤로 젖혔다. "당연하지. 세상에 본명으로 강도질을 하는 놈이 어디 있겠어." 진과 다구와 후지..... 대체 어떤 삼인조일까. 하고 다카유키는 생각했다. 진과 다구만 해도 그저 일확천금을 노리는 얼치기 강도 인상은 아니었다. 게다가 은행 관계자인 후지라는 인물도 가담했다고 하는데, 세 사람은 과연 어떤 계기로 모여 은행 강도를 공모하게 되었을까, 다카유키는 그것이 궁금해졌다. "아무튼 이렇게 지내는 것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그때까지 사이좋게 지내보자고, 도모미라는 여자를 죽인 사람이 누구인지 꼭 알아내고 싶군, 나도 관심이 생겨서 말이지." 두 번째로 전화벨이 울린 것은 밤 10시가 지났을 무렵이었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세 번 벨이 울리다 멈추고 나서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진이 거침없이 수화기를 들었다. "어디까지 왔지?...... 응, 바로 이 근처군........ 그래, 인질은 전원 한곳에 모여 있어.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지, 지금 당장은 별다른 꿍꿍이가 없는 것 같은데." 그가 인질 쪽을 힐끔 돌아보았다. "뭐? ..... 아, 그래. 하긴 그렇군...... 음, 어떻게든 해 볼게." 수화기를 내려놓은 진이 이번에는 다구에게 말했다. "2층에 올라가서 침대 시트를 두세 장 벗겨 와." "뭐하게?" "가져 오라면 가져 오면 되지." 다구가 계단을 올라가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진은 다카유키쪽으로 몸을 돌렸다. "이제 곧 우리 파트너가 올 거다. 환영할 준비를 해야겠어." "샴페인이라도 터뜨리겠다는 건가?" 도시아키가 말했다. "그것도 나쁘지 않지만, 그러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어. 파트너가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체질이라서 말이지." 다구가 둘둘 만 시트를 안고 내려왔다. 진이 시트 한 장을 펼치더니 그 한쪽 끝을 이로 문 다음 두 손으로 쫙 찢었다. "자, 다구. 이걸 로프처럼 꼬아서 이 사람들을 묶어." "묶어서 어쩌자는 건가?" 노부히코가 물었다. "인질이란 원래 묶여 있어야 하는 거잖아. 지금까지는 너그럽게 봐주었지만 말이야, 하지만 안심하라고. 귀와 입까지는 막지 않을 테니까." 다구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손과 발을 묶었다. 힘껏 묶은 탓에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천 조각을 가지고 모두의 눈을 가렸다. "좋았어. 이제 준비가 끝났군." 진이 만족스럽게 말하는 소리가 다카유키의 귀에 들렸다.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전혀 알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손발의 자유를 빼앗기는 것보다 시각을 잃는 쪽이 훨씬 불안감을 조성하는 법이다. "우리를 어떻게 할 생각인가?" 이번에는 노부히코의 목소리였다. "어떻게 하기는, 그냥 거기 꼼짝 않고 있으면 돼, 그동안 우리는 여기서 빠져나갈 거니까. 인질 한 명을 데리고 말이지. 누굴 데리고 갈까 생각 중이야." "나를 데리고 가게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손대지 말고." "호오, 별장 주인으로서의 책임감인가? 집어치우라고. 그런건." 진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들은 아마도 아쓰코를 선택할 것이라고 다카유키는 판단했다. 젊은 여자를 데려가고 싶은 마음도 있겠지만, 상황이 이러니 다루기 쉬운 사람을 고를 것이다. "헤드라이트 빛이야. 다가오고 있는데." 다구의 목소리가 들렸다. 조금 멀리서 들리는 것은 그가 창가에 서서 바깥을 살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곧이어 엔진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별장 바로 앞에서 멈추는 것 같았다. "후지의 차야, 생각보다 빨리 왔는데." 진이 그렇게 말하고 나서 조금 있다가 현관 벨 소리가 들리고 쿵쿵거리는 발소리도 들렸다. 다구가 현관으로 나간 모양이었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에 이어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라운지 쪽으로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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