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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 믿기지 않았다. 유키에가 필 케이스 안의 약을 바꿔치기했다고 하는데 과연 그런 일이 가능할까. 그러나 비어 있는 필 케이스에 약을 몰래 넣은 사람이 그녀라면 그럴 만한 이유가 반드시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유키에가 사람을 죽이는 따위의 끔찍한 짓을 저리를 것 같지는 않았다. 다카유키가 모르는 어떤 사정이 있었다고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그날 유키에 씨가 도모미를 만난 것은 사실인 듯한데, 그렇다면.....' 어떤 생각이 다카유키의 머리를 스쳤다. 그것은 도모미가 죽은 이후로 그가 계속 믿어 왔던 사실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일이었다. 물론 이번 사건의 의미도 전혀 달라진다. '진정해. 다시 한 번 생각을 정리해 보자.' 스스로 자신을 다독이면서 다카유키는 기억을 차례대로 더듬었다. 그러자 불.. 2022. 1. 13.
"298" "싫어, 화장실에도 데려가야 하고, 귀찮고 성가신 일은 이제 하기 싫다니까." "나도 싫어. 넌더리가 난다고." 기도가 투덜거렸다. "그래? 그럼 잠깐 기다려 봐." 후지의 방으로 들어간 진이 2, 3분 후에 다시 나왔다. "좋아, 인질을 각자의 방에 넣은 후 밖에서 문을 못으로 박아. 두 명 이상이 같이 들어가면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한 명씩이다. 내일 아침에 그대로 두고 나가면 이자들이 거래를 헌신짝처럼 팽개친다 해도 경찰에 신고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 "좋은 생각인데." 다구가 반가운 듯 얼굴이 환해졌다. "단, 전원은 아니야. 한 사람은 라운지에 남겨 놓고 다구 네놈이 지켜본다.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이 별장에 사람이 아무도 없으면 곤란하니까 말이야." 다구가 게이코에게 손을 뻗으려 하.. 2022. 1. 13.
"291" "엉터리야, 터무니없는 소리 그만하라고!" 노부히코가 입에 거품을 물고 덤벼들 듯한 눈빛으로 시모조 레이코를 노려보았다. 사장으로서의 채면을 송두리째 내던진 그 모습에 모두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었다. "모리사키 씨, 왜 그런 짓을......" 기도가 원망에 찬 시선으로 그를 보았다. "여보, 당신......." "아버지, 사실대로 말씀해 보세요." 아내와 아들이 절박한 눈으로 바라보자 노부히코도 더는 견딜 수 없었던지, 뒤로 손이 묶인 채 일어나서는 베란다를 향해 뛰어갔다. 어느 틈엔간 발을 묶은 끈은 풀려 있었다. "어, 기다려!" 진과 다구가 쫓아갔다. 그러나 이미 때가 늦었다. 노부히코는 그 나이에 상상도 하기 어려운 민첩함으로 베란다 난간을 넘어 뛰어내렸다. "여보!" 아쓰코가 외친 직후에.. 2022. 1. 13.
"287" "무슨 뜻이지?" 다카유키가 물었다. "아까도 확인했지만, 타이머가 설치된 후에 화장실에 간 사람은 여러 명이에요. 그렇다면 범인도 그때 타이머를 망가뜨렸을까요? 범인의 심리상 아마도 그렇지 않을 거예요." "그건 또 왜지?" "생각하기에 따라서 상당히 위험 부담이 따르는 일이기 때문이죠. 범인이 타이머를 망가뜨린 후 아무도 화장실에 들어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잖아요. 그 후에 들어간 사람이 타이머가 망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바로 직전에 들어간 사람이 당연히 의심을 받게 될 테니까요." "호오. 듣고 보니 그렇군." 진이 감탄스럽다는 듯 말했다. 다구도 응응,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몇 번이나 말하지만, 제가 들어갔을 때 타이머는 작동하고 있었어요." 게이코가 말했다. "그러니까 범인으로서도 그.. 2022. 1. 12.